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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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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서 ‘예수님의 제자들’ 시리즈를 연재해 온 내용을 함축성 있게 ‘한 몸으로’ 보여주는 인물이 있으니 다름 아닌 예수님의 제자 베드로이다. 신약성경은 베드로의 인물 됨됨이를 어떤 다른 제자들보다도 비교적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베드로라는 인물을 집중적으로 해부함으로써 예수님의 제자들의 영광과 굴욕, 그리고 회복의 모습의 일단을 살펴보고자 한다.
베드로에 대한 이야기도 성경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다. 그래서 우리는 신약성경연구가들의 방식을 따라 마가복음에 기록된 베드로의 모습을 중심으로 뼈대를 세워가고, 이를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내용으로 보완하면서 요한복음과 사도행전 등에 나오는 귀중한 이야기들로 종합하고자 한다.
1. 베드로의 영광
베드로는 예수님의 12제자 중에서 좌충우돌의 전형으로 꼽히는 인물이지만 신약성경은 그의 긍정적인 면도 많이 부각시키고 있다. 그 중의 몇 가지를 살펴보자. ① 어부 베드로는 형제 안드레와 함께 갈릴리 해변에서 고기를 잡다가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자 “곧 그물을 버려 두고 따랐다”(막 1:16∼18, 10:28; 눅 5:8 참조). 그는 순종의 사람이었다. ②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베드로’라는 이름을 붙여주셨다(막 3:16, 요 1:42). 그의 원래의 이름은 ‘시몬’이었다. 베드로를 아람어로 옮기면 ‘게바’가 된다. ③ 베드로는 야고보, 요한과 함께 예수님의 12제자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3인(또는 4인)의 제자에 속했다(막 5:37, 9:2, 13:3, 14:33). ④ 원어성경에서 마태복음의 12제자 명단은 “첫째로 베드로라 하는 시몬과”로 시작한다(마 10:2). 이를 근거로 베드로를 예수님의 ‘수제자’로 생각하고 있다. 우리말 성경은 “베드로라 하는 시몬을 비롯하여”로 번역했다. ‘비롯하여’ 속에 ‘첫째로’가 포함되어 있다. ⑤ 베드로는 빌립보 가이사랴에서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마 16:16, 막 8:29; 요 6:68 참조)라는 위대한 신앙고백을 했다. 그러자 주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최고의 축복의 말씀을 선포하신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마 16:18∼19). ⑥ 베드로는 다른 제자들과 함께 예수님 곁에서 꾸준히 배워나갔다. 많은 경우 베드로는 제자들의 대표역할을 수행한다(막 11:21, 마 15:15, 마 18:21, 눅 12:41, 요 13:36). ⑦ 예수님께서는 성전세를 납부하실 때 베드로에게 물고기를 잡도록 하셔서 그 입에서 나온 한 세겔로 예수님과 베드로의 것을 해결하셨다(마 17:24∼27). ⑧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유월절 식사 준비를 베드로와 요한에게 부탁하셨다(눅 22:8). ⑨ 예수님께서는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할 것을 아셨지만 그의 회개를 위해 중보기도를 해주셨다(눅 22:31∼32).
2. 베드로의 굴욕
예수님의 부활 이전의 베드로는 그에 관한 좋은 소식 바로 직후에는 어김없이 나쁜 소식이 뒤따르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준다. 안타깝게도 베드로의 (혹시 있을) 영광은 곧 이어 나오는 굴욕에 의해 거의 모든 경우 상쇄되고 만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① 밤 4경(오전 3∼6시)쯤 제자들이 풍랑 이는 밤바다를 배를 타고 가다가 죽게 되었을 때 예수님께서 물 위로 걸어오시면서 “안심하라. 나니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시자 두려워 떨던 제자들 중에서 베드로만이 담대하게 주님의 명령을 따라서 물 위를 걸었다. 그러나 그의 호기도 잠시뿐, 바람을 보고 두려움에 사로잡히자 물속으로 빠지기 시작했다. 주님께서는 이러한 베드로를 책망하신다. “믿음이 작은 자여, 왜 의심하였느냐?”(마 14:22∼33). ② 베드로가 위대한 신앙고백을 하자 예수님께서 비로소 그가 예루살렘에서 당할 고난과 십자가 죽음에 대해서 예고하신다. 그러자 베드로는 예수님을 “붙들고 항변”한다(막 8:32). 여기에서 “항변하다”라는 단어는 원어성경에서 예수님께서 귀신을 내쫓으실 때 사용하는 ‘꾸짖다’는 뜻을 가진 동사(‘에피티마오’)이다. 그렇다면 베드로가 예수님을 (귀신들린 자를 대하듯이) 꾸짖은 것이 된다. 그러자 예수님은 즉각 베드로를 “꾸짖으신다”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막 8:33). ③ 베드로는 예수님과 또 다른 ‘핵심제자’인 야고보, 요한과 함께 높은 산에 올라가서 주님께서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화하시고 엘리야와 모세와 대화하시는 장면을 목격하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벧후 1:16∼18 참조). 그러나 이러한 황홀경에 취한 나머지 베드로는 무슨 뜻인지도 모른 채 엉뚱한 말을 늘어놓고 그 후로 계속되는 예수님의 말씀도 깨닫지 못한다(막 9:2∼13). ④ 예수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실 때 베드로와 야고보, 요한은 다른 제자들과는 달리 예수님 곁을 지키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그러나 깨어있지 못하고 잠에 빠지고 말아서 예수님의 책망을 듣게 된다(막 14:32∼42). ⑤ 예수님께서 체포되실 때 베드로는 칼을 빼서 대제사장의 종 말고의 오른편 귀를 쳐서 떨어뜨렸다. 그러자 주님께서는 “칼을 칼집에 꽂으라 아버지께서 주신 잔을 내가 마시지 아니하겠느냐?”고 말씀하셨다(요 18:10). ⑥ 예수님께서 제자들이 다 예수님을 버릴 것을 예고하시자 베드로는 “내가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나이다”라고 호언장담을 했다(막 14:31). 그러나 잠시 후 예수님을 모른다고 저주하며 맹세까지 하면서 부인하고 말았다(막 14:66∼72).
3. 베드로의 회복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베드로는 영광과 굴욕, 빛과 그림자,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뒤섞여 있는 인물이었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직접 목격하고(요 21장), 예수님의 약속대로 오순절에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자(행 2장) 이전의 베드로가 아니라 전혀 다른 ‘새로운 피조물’이 됐다.
무엇보다 베드로는 탁월한 설교자가 되었다. 하루에도 삼천 명씩, 오천 명씩 그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고 주님 앞에 나왔다(행 2:41, 4:4). 말씀뿐만 아니라 가는 곳마다 기적과 이사를 행했다. 태어날 때부터 40여 년 동안 걷지 못해서 성전 앞에서 구걸하며 살아온 장애인을 나사렛 예수 이름으로 걷게 했고, 중풍병자 애니아를 고쳐주었다(행 3:1∼10, 9:32∼35). 베드로의 치유 은사가 얼마나 강했던지 심지어 그의 그림자가 지나가기만 해도 누웠던 병자가 일어날 정도였다(행 5:15). 더 나아가 죽은 도르가까지 살리는 기적까지 행함으로써 수많은 사람이 믿도록 했다(행 9:36∼42). 베드로는 야고보, 요한과 함께 사도 바울도 인정하는 ‘예루살렘 교회의 기둥’(갈 2:9)으로서 초대교회에서 강력한 지도력을 보여줬으며(행 5:1∼11, 6:1∼7 참조), 베드로전서와 베드로후서를 저술함으로써 신약성경 형성에도 큰 공헌을 했다.
베드로의 영광과 굴욕, 그리고 회복 과정을 정리해보면서 우리 인간은 늘 부족하고 흔들리는 존재이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능력이 우리를 붙잡아 주시고, 오순절 성령의 권능이 우리에게 충만히 임한다면 우리도 베드로처럼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남은 삶을 불태울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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