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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들었지만 구원에 이르지 못한 벨릭스
  관리자
 
     
  (24)복음 들었지만 구원에 이르지 못한 벨릭스 
 벨릭스는 팔레스타인을 다스리기 위해 로마에서 세운 총독이었다. 그의 재위 시절에 유대인들이 바울에 대해 벨릭스에게 고소했다. 그들은 바울이 나사렛 이단의 괴수로 천하에 퍼진 유대인들을 소요케 할 뿐만 아니라, 성전을 더럽게 했다는 죄목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바울은 자신이 성전에서 올라간 지 이틀 밖에 되지 않았으며, 성전이나 성에서 가르칠 때에 어떠한 소란도 발생한 적이 없기 때문에 죄가 없다고 변호한다. 그러나 자신이 믿는 신앙에 대해서는 조금도 거리낌 없이 설명해 나간다. 자신은 유대인들이 이단이라고 말하는 도(그리스도의 말씀)를 좇아 하나님을 섬기고, 율법과 및 선지자들의 글에 기록된 것을 다 믿으며, 유대인들이 믿고 있는바와 같이 악인과 의인의 부활 또한 기다리고 있다(행 24:14∼15). 그러므로 자신이 믿는 바는 유대인들을 소요케 하는 천하의 염병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에 하나님이 예정해 놓으셨을 뿐만 아니라, 이 땅에 내려오셔서 모든 인간들의 죄를 위해 돌아가신 예수는 모든 율법을 성취하신 분이시다. 따라서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예수를 섬겨야 한다고 가르쳤다. 더 나아가 하나님이 보내신 예수의 가르침에 따라 이방인들에게도 복음을 전하였으며, 지금은 예루살렘 성도들을 구제하고 또 하나님께 대한 결례를 행하기 위해 돌아와 이를 행한 것뿐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 보아야 하는 것은 재판을 주도하고 있는 벨릭스의 태도이다. 그는 바울이 전하던 도(그리스도의 말씀)에 대해 이미 자세히 알고 있었다(행 24:22). 그럼에도 바울에 대해서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한다. 하나는 바울에 대한 긍정적 태도이다. 그는 바울의 송사를 연기하여 유대인들의 비등하는 감정으로부터 오는 예봉을 피하게 할 뿐만 아니라, 갇혀 있는 바울에게 자유로운 생활과 아무나 만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한다. 더 나아가 유대인 아내와 함께 바울을 수시로 불러 복음에 대해 들으며, 바울이 전하는 의와 절제, 장차 오는 심판에 대해 두려워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보르기오 베스도가 벨릭스를 대신해 총독으로 부임하기까지 2년 동안 유대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바울을 구금했다는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벨릭스가 왜 이러한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는가?

 우리는 성경의 보도를 통해 두 가지 사실을 관찰할 수 있다. 하나는 벨릭스가 바울을 자주 불러 말씀을 들은 이유가 돈을 바랐다는 사실이다(행 24:26). 학자들, 특히 브루스(F. F. Bruce)는 바울이 돈 많고 지체가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이런 신분의 사람이었다면 당시 로마의 일반적인 관습에 따라 그에게는 수종을 드는 몇 명의 종들이 수행하고 있었으며, 그가 입고 있는 옷 또한 다른 사람들과 달랐을 것이다. 그리고 캐드베리(Cadbury)는 당시에 뇌물을 받고 죄수를 풀어주는 일들이 자주 발생했다고 추정한다. 이 두 사람의 견해를 받아들이면 우리는 벨릭스가 바울에게 호의를 베푼 이유는 바울로부터 뇌물을 받으려는 의도 때문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벨릭스는 유대인들의 마음을 얻고자 했다는 사실이다(행 24:27).

 이러한 성경의 보도를 종합해 우리는 벨릭스가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한 결론에 이를 수 있다. 그는 일찍부터 복음을 들어 복음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복음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 어느 정도 동의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그가 복음을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한 이유는 복음을 통해 돈을 얻고자 했으나 바울이 돈을 제공하지 않았다. 그 결과 돈을 얻기 위한 그의 생각을 이룰 수 없었다. 반면 유대인들이 반발하려는 위협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었다.

 마태복음 8장 26절은 우리에게 믿음이 적은 자들과 많은 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한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우리의 믿음이 장성한 분량까지 성장하는 것일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믿음을 위해 물질 혹은 인기를 위한 모습을 벗어버려야 한다. 아무런 욕심도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하나님과 그리스도, 그 분이 이 땅에 세우신 교회와 성도들을 섬기는 것만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신앙이다. 벨릭스는 이러한 모습이 없었기 때문에 위대한 사도 바울로부터 복음을 직접 들을 수 있는 특권을 누렸지만, 구원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영호 교수(한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