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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인물열전>신실한 주의 성도, 두기고 (이영호 교수)
  관리자
 
     
   시골출신인 필자가 천안 시내에 있는 중학교로 진학을 하게 된 것은 순전히 아버지의 고집 때문이었다. 7남매를 두셨지만 유독 필자에게 정이 많던 아버지는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게 한 후 은행에 취직시켜야겠다는 일념으로 어린 나이에 사십 리 넘게 통학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아니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천안 시내에 위치한 중학교에 입학시키셨다.

 이때의 기억이니 이미 40여 년 전에 발생한 일이다. 도시 학교의 첫 방학을 맞이하면서 못내 서운해 하던 필자는 방학동안 신문구독을 신청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매일 우체부를 기다렸으나 허탕치기를 몇 번이나 경험했는지 모른다. 한 달 동안 구독신청하고 이미 구독료도 지불했으나 신문은 배달되지 않은 것이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러한 일을 두고 배달사고라고 한다. 통신 수단이 인편으로 제한되었던 때에 자주 발생하던 일이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편지 또는 물품이나 물건 전달을 부탁하는데 있어서, 여간 믿는 사람이 아니곤 부탁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편지나 물품, 물건 등을 부탁할 수 있는 사람은 신용이 확보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서신은 사도 바울의 목회 방법 중 하나였다. 지금 우리에게 남아 있는 바울 서신 대부분은 자신이 직접 방문할 수 없는 교회의 성도들에게 교회의 문제나, 신앙을 북돋아 주기 위해 보낸 편지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편지는 대부분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제자 혹은 성도들을 통해 전달됐다.

 사도 바울의 편지를 전달한 사람은 많다. 두기고 또한 사도 바울의 편지를 신실하게 전달한 사람 중의 하나이다. 그는 아시아 지역에 살고 있던 성도로 바울이 고린도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갈 때에 동행한 사람이다(행 20:4).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두기고를 설명하는데 아시아 사람이라는 설명이 덧붙여져 있다는 사실과 바울이 예루살렘에서 고난과 결박당할 것을 미리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아시아 사람이라는 말을 통해 그가 예수를 믿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바울이 고난과 결박당할 것을 알고 있다는 표현에서 두기고가 예루살렘 여행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동행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신앙생활을 얼마 하지 않은 두기고이지만 바울을 돕기 위해 자신의 위험조차도 무릎 쓴 사람이었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두기고는 오네시모와 함께 바울의 편지를 골로새교회에 전하기도 했으며(골 4:7∼9), 에베소교회에도 바울의 편지를 전달했고(엡 6:21∼22; 딤후 4:12), 바울이 그레데에 있는 디도를 데리고 니고볼리로 오게 하기도 한 사람이었다(딛 3:12). 그리고 비록 전승이기는 하지만 후에 콜로폰의 주교가 되었으며, 복음을 신실하게 전하다가 순교를 당한 사람이다. 이러한 모든 언급들을 통해서 볼 때, 우리는 두기고가 비록 신앙의 연조는 짧은 사람이었지만 바울이 믿고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맡길 수 있을 만큼  신실한 신앙인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한 가정을 기뻐하신다.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대까지 은혜를 베푸느니라”는 출애굽기 20장 6절의 말씀뿐만 아니라, 외조모와 어머니의 신앙을 이어받은 디모데를 아름답게 사용하신 것이 그 경우일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경우에 따라서 신앙생활을 오래하지 않았지만, 신실하여 믿을 수 있는 사람 또한 기뻐하시고 사용하신다. 두기고가 그 대표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아시아에서 바울의 전도를 받아 회심한 사람이었으나 바울의 신실하게 보좌했고, 바울 순교 후에는 바울의 사역을 신실하게 이어 받아 충성하였기 때문이다.


이영호 교수(한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