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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인물열전 (에배네도)
  관리자
 
     
  도전 없이 처음 열매는 없다.


 로마서는 사도 바울이 로마 교회에게 보낸 편지를 말한다. 대부분의 바울 서신은 자신이 개척한 교회로 보내는 편지이나, 로마서는 자신이 개척하지 않는 교회로 보내는 서신이라는 점에 있어서 독특하다. 자신이 개척하지 않은 교회지만 바울은 로마 교회에 대해 이미 많은 것들을 알고 있는 듯하다. 이를 추정할 수 있는 것 중 대표적인 예가 바로 로마서 16장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나열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어떻게 그 많은 로마 교회의 성도들을 알 수 있었을까? 많은 가설 중 로마가 제국의 수도라는 점에 비추어 설명하는 가설이 우리의 관심을 끈다. 즉 당시 로마는 정치의 수도였을 뿐만 아니라, 경제와 문화 등 모든 면에 있어서 중심이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은 제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사람들의 동경의 대상이 되었고, 아시아 전역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이 최종적으로 정착하고자 하는 목표가 되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부를 좇아서 로마에 간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어느 정도 부를 이룬 사람들이 최종적으로 거주하기를 원하는 곳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시아 전역에 흩어져 살던 사람들이 어느 정도 부를 이룩한 후 로마에 모여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가설을 근거로 로마 교회의 구성원들의 신분을 추정할 수 있다. 일부는 이름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노예로 온 사람, 다른 일부는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와 같이 사업을 위해 온 사람, 또 다른 일부는 상당히 부를 이룬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을 것이다.
 바울은 인사를 전하는 사람들을 한 사람씩 호명하면서 특정한 사람에게는 그 사람을 평가하는 말을 덧붙이기도 하는데, 이는 그 사람이 이룩한 신앙적인 모습에 대한 평가이거나 그 사람이 한 역할 등에 대한 간략한 서술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표현을 통해 그 사람이 이룩한 성과에 대해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다.
 오늘 우리가 소개하고자 하는 에배네도에게는 ‘아시아에서 그리스도께 처음 익은 열매’라는 말이 더해져 있는데, 이는 처음이라는 말을 강조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성경은 ‘첫 열매’에 대해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처음 것이 전부 야훼께 속하는 것으로 보았다는 사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곡식의 맏물, 짐승의 첫 소산도 하나님께 속한 것일 뿐만 아니라, 첫 아들 또한 하나님께 속한다는 선언이 이를 반영한다.
 그렇다면 첫 번째 것이 왜 그렇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가? 그것은 아마도 불확실성을 극복했다는 점일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안정된 삶을 추구한다. 안정된 직장을 통한 안정된 수입, 안정된 환경, 안정된 신앙 등등… 안정된 상태가 사람을 편안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첫 열매라는 것은 이러한 안정된 상태를 깨고 불확실성에 도전한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즉 불확실한 가운데 도전하여 그 처음의 안정된 결과가 첫 열매인 것이다. 따라서 첫 열매는 불안정을 안정으로 바꾼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보상인 것이다.
 사도 바울 당시의 사람들, 특히 이방 지역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들의 조상의 전통에 따라 생활하였으며, 그들의 신앙 또한 조상들의 신앙에 따랐다. 이러한 환경에서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안정된 생활을 버리고, 새롭게 도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러한 도전은 사람들의 칭찬을 받는 도전이 아니라, 비난과 경멸, 심지어는 형제들로부터 배척당하는 일까지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기도 했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들을 사도행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도 바울이 많은 사람들 중 에배네도에게 아시아의 처음 열매라고 한 것은 바로 이러한 그의 용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자신의 동족들과 함께 안정된 생활을 하던 사람이었다. 그에게 예수의 복음이 전해졌다. 그는 그 예수가 생명의 주님이신 줄 알고, 위험을 무릎 쓰고 받아들였다. 그 결과 그를 통해 아시아에서 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받아들였다. 사도 바울은 바로 이점을 칭찬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기업 컨설턴트가 지적했듯이 모험 없이는 새로운 결과를 도출할 수 없다. 신앙 또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 없이는 처음 열매라는 칭찬 또한 없다. 

이영호 교수(한세대)